2022년 한국전력은 약 32조의 적자, 한국가스공사는 8조의 미수금이 발생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미수금이란 수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 생기는 손실을 말합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은 증가하였지만 재무구조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성과급 잔치나 방만 경영이라도 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 공사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한전, 가스공사 적자 이유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는 국제유가 및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이 원인입니다. 무려 32조6천억원의 적자를 본 한전은 발전량의 증가와 에너지 원료 가격의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생산 단가가 올라가는데 판매 금액(전기요금)은 그대로이니 적자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한전이나 가스공사는 공기업입니다. 공기업은 인프라 제공과 저렴한 가격을 국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국민 부담을 경감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물가조절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손실은 메워져야 합니다.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정부에서는 요금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있지만 무한정 적자를 보는 구조를 놔둘 수만은 없습니다.
전기, 가스 요금 인상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
그렇다고 시장 논리에 맞춰 전기요금과 가스 요금을 인상하게 된다면 국민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들에게 부담된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런 공공요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저소득층입니다. 가처분 소득 대비 추가적으로 내야 할 비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200만원을 벌던 사람에게 전기, 가스 요금으로 평소보다 5만원을 더 내게 된다면, 수입의 2.5%가 비용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에 비해 중산층의 경우 500만원을 벌던 사람이 10만원을 더 내게 된다면, 수입의 2%가 비용부담이 됩니다.
한 달 3천만원을 버는 사람이 공공요금으로 30만원을 더 내게 된다면, 수입의 1%만 비용 인상 부담이 생기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에게도 공공요금 인상은 달갑지 않은 일이겠지만 저소득층에 비해 느끼는 부담 정도는 훨씬 낮습니다. 전쟁과 인플레이션은 항상 가장 취약한 계층만을 노리는 듯합니다.
정부에서는 취약계층 지원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그 수준도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삶이 힘겨운 사람들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공공요금 상승으로 인해 취약계층,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