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영국 경제에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많은 나라가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나 영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 때 내수 경제를 살리려는 목적으로 풀었던 정부 지원금이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는 다시 내수 경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량 감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산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관련 글 : 미국 금리인상이 야기한 국내 주식시장의 심각한 상황)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영국은 상황이 조금 심각합니다.
현재 난리난 영국 경제 상황
덴마크 투자은행인 삭소 은행의 크리스토퍼 뎀빅 애널리스트는 8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국이 점점 더 신흥국처럼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지금 영국 상황이 신흥국에서나 벌어질 법한 경제 위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영국은 GDP 기준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인데 말입니다.
지금 영국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 사임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국 가계의 30%는 빈곤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에너지 위기로 인해 물가 급등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9.4%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은 연말까지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13.3%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영국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까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영국 경제가 인플레에 무너지고 있는 이유
지금의 영국의 위기는 브렉시트(Brexit)와 팬데믹 상황의 여파에 의한 것입니다.
브렉시트(Brexit)는 영국이 유럽 연합을 탈퇴한다는 의미로, 영국(Britain)과 탈퇴(exit)를 합쳐서 만든 단어입니다. EU 연합 회원이었던 영국은 노동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 수가 많아지자 영국인들의 일자리를 그들이 뺏어간다고 여겼던 저소득자들의 불만이 있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2016년 6월 EU연합 탈퇴를 국민투표로 결정했습니다. 투표 결과 72.2%의 투표율에 찬성 51.9%, 반대 48.1%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브렉시트에 의해 각종 수입품에 대해 관세가 커지기 시작했고 무역 차질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 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물가는 더욱 가파르게 오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영국의 저소득층은 '난방비 아니면 식비(heat or eat)'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길로 몰렸습니다.('난방비 아니면 식비'라는 용어는 영국의 저소득층이 영국 정부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며 외치는 구호이다.)
또한, 최근 영국에는 무더위가 극성을 부려 물부족 현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머리 감는 횟수까지 줄이자는 권고를 받는 나라가 지금 '경제 대국' 영국입니다.
영국 경제, 앞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영국의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 경제가 2023년 GDP 성장률 제로가 될 것이며 스태그플레이션을 향해 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G7 국가들의 내년 2023년 예측 성장률 중 최저 수치입니다.
영국 경제 위기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포퓰리즘을 일삼는 정치인이 국가를 운영하면 아무리 큰 경제 대국이라도 경제가 순식간에 침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영국도 우리나라도 작금의 경제 침체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